성폭력/강제추행 등

강제추행 가이드 2편: 음부에서 DNA 검출되었어도 무죄 선고 김강희 변호사


강제추행 가이드 2편: 음부에서 DNA 검출되었어도 무죄 선고가 된 사례(의심과 입증사이)


[1] 사실관계 요약(만취·기억상실·DNA 검출이 모두 있었던 사건)


이 사건에서 피고인은 새벽 시간, 피해자와 함께 술을 마신 뒤 대전 소재 모텔에 함께 들어갔다는 이유로 준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검사는 피고인이 술에 만취하여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에 있던 피해자의 팬티를 벗기고 손으로 음부를 만졌다고 주장하였습니다.

피해자는 수사기관과 법정에서, 술집 이후의 기억이 전혀 없고 아침에 일어나 보니 하의가 벗겨진 상태였으며, 자신의 체크카드로 숙박비가 결제되어 있었기 때문에 성적 피해를 입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진술하였습니다. 피해자의 성기 부위에서 피고인의 DNA가 검출되었고, CCTV 영상상 피해자가 모텔에 들어갈 당시 상당히 취해 보였다는 점도 확인되었습니다.

외형만 놓고 보면, 준강제추행 사건에서 흔히 문제 되는 불리한 요소들이 대부분 존재하는 사안이었습니다. 피해자의 기억상실, 만취 상태, 모텔이라는 장소, DNA 검출이라는 정황까지 더해져 피고인에게 강한 유죄 의심이 제기될 수 있는 사건이었습니다.


[2] 쟁점 및 법리(준강제추행에서 핵심은 ‘상태’가 아니라 ‘입증’입니다)


준강제추행은 상대방이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에 있었고, 피고인이 그 상태를 이용하여 추행행위를 하였다는 점이 입증되어야 성립합니다. 즉, 단순히 술에 취해 있었다는 사정이나 사건 이후의 결과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상태를 이용한 ‘추행행위’가 있었는지가 핵심입니다.

형사재판에서 그 입증책임은 전적으로 검사에게 있고, 법원은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정도의 증명이 없는 한 유죄를 선고할 수 없습니다. 이 사건에서도 법원은 “강한 의심이 드는 것은 사실”이라고 전제하면서도, 그 의심이 증명으로까지 이어졌는지를 엄격하게 따졌습니다.

특히 법원은 다음과 같은 질문을 중심으로 사건을 보았습니다.

  • ● 피해자가 기억하지 못하는 구간에서 실제로 어떤 일이 있었는가

  •  추행행위를 직접 뒷받침하는 객관적 증거가 존재하는가

  •  DNA 검출 결과가 곧바로 추행행위를 의미한다고 볼 수 있는가



[3] 법원이 무죄를 선고한 이유


‘의심’은 있었지만, ‘증명’은 없었습니다

법원은 다음과 같은 점들을 종합하여 준강제추행 공소사실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습니다.

  1. ① 첫째, 피해자는 사건 당일 모텔 객실 내부에서 있었던 일에 대하여 직접적인 기억이 전혀 없었고, 자신의 피해 인식 역시 아침에 일어난 뒤의 정황을 토대로 한 사후적 추정에 불과하다고 보았습니다. 이는 피해자의 진술이 허위라는 의미가 아니라, 그 진술만으로 추행행위를 단정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의미입니다.


  2. ② 둘째, 피고인의 진술은 일부 기억이 불완전하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전반적인 사건 경위에 관하여 비교적 일관되었고, 편의점·주점·모텔 CCTV 영상, 결제 내역 등 객관적 자료와 부합하는 부분이 상당하다고 판단되었습니다. 특히 모텔에 들어가기 전까지 피해자와의 신체 접촉이 상호적인 스킨십 범위였다는 점도 고려되었습니다.


  3. ③ 셋째, 피해자의 성기 부위에서 피고인의 DNA가 검출되었다는 점만으로는, 피고인이 손으로 피해자의 음부를 만졌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법원은 피부 각질이나 땀 등으로 인한 DNA 이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실제로 정액이나 콘돔 성분이 검출되지 않았다는 점을 중요하게 보았습니다.

결국 법원은, 피고인이 피해자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하여 추행행위를 하였다는 점이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습니다.


[4] 실무상 대응 전략(이 유형의 사건은 이렇게 대응하지 않으면 위험합니다)


이와 같은 준강제추행 사건에서 가장 흔한 오해는, “상대방이 취해 있었으니 무조건 불리하다”는 생각입니다. 그러나 실제 재판에서는 취해 있었는지보다, 무엇이 증명되었는지가 훨씬 중요합니다.

  1. ① 첫째, 초기 진술에서 사실관계의 흐름을 끊기지 않게 정리해야 합니다. 기억이 불완전한 부분은 억지로 꾸미지 말고, 기억나는 부분과 객관적 자료로 설명 가능한 부분을 구분해야 합니다. 무리한 부인은 오히려 신빙성을 해칩니다. 


  2. ② 둘째, CCTV·결제 내역·동선 등 비언어적 증거를 중심으로 사건을 재구성해야 합니다. 준강제추행 사건은 진술 대 진술로 가면 매우 불리해질 수 있기 때문에, 사건 전후의 객관적 정황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지가 핵심입니다.


  3. ③ 셋째, DNA 감정 결과에 대한 과도한 공포를 경계해야 합니다. DNA는 중요한 증거일 수 있지만, 그 의미와 한계를 법적으로 설명하지 못하면 단번에 유죄의 방향으로 흐를 수 있습니다. 반대로 그 한계를 정확히 짚어내면 결정적인 방어 포인트가 됩니다.


[5] 김강희 변호사의 사건 접근 방식


준강제추행 사건은 ‘결과’가 아니라 ‘증명 구조’를 봅니다

김강희 변호사는 준강제추행 사건을 다룰 때, 먼저 이 사건이

  •  실제로 추행행위의 존재가 다퉈지는 사건인지

  •  아니면 추행행위의 입증이 문제 되는 사건인지
    를 구분합니다.

이 사건처럼 피해자의 기억이 단절되어 있고, 정황 증거만 존재하는 경우에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식의 단순 부인이 아니라 검사가 무엇을 끝내 증명하지 못하는지를 중심으로 방어 전략을 설계합니다. DNA, CCTV, 피해자 진술을 각각 떼어놓고 보는 것이 아니라, 그 사이에 남는 합리적 의심의 틈을 구조적으로 쌓아가는 방식입니다.


[6] 결론


준강제추행 사건에서 만취, 기억상실, DNA 검출이라는 요소가 모두 존재하더라도 그 자체로 유죄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형사재판의 기준은 “그럴 수도 있다”가 아니라 “그렇다고 확신할 수 있는가”입니다.

이 차이를 이해하지 못한 채 대응하면, 사건은 감정의 영역으로 흘러가 버립니다.

반대로 이 차이를 정확히 짚고 초기에 구조를 잡는다면, 전혀 다른 결과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이 유형의 사건에서 중요한 것은 변명이 아니라 설계된 방어입니다.


조회수 39 2026-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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