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가압류/가처분

🔍SK 이혼사건으로 풀어보는 부부 재산분할의 세계 서준범 변호사
  • ● 들어가며

최태원 회장은 세기의 이혼소송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노소영 관장과의 이혼소송 2심 판결에 대해서 ‘지난 71년간 쌓아온 SK그룹 가치와 그 가치를 만들어 온 구성원들의 명예와 자부심에 큰 상처를 입었다’, ‘SK가 성장해온 역사를 부정한 이번 판결에는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가 없다’는 재벌총수의 발언이라고 보기엔 다소 강한 입장을 발표했죠?

 

반대로 2심 첫 변론기일에 참석하여 “이 사건으로 인해 가정의 소중한 가치가 법에 의해 지켜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라고 말하며 가정을 깬 최태원 회장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던 노소영 관장은 같은 판결을 두고 변호인을 통해 “혼인의 순결과 일처제 주의에 대한 헌법적 가치를 깊게 고민해주신 훌륭한 판결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히며 상반대는 입장을 보였는데요.

 

대체 왜 개인의 이혼소송 결과를 두고 최태원 회장이 SK 그룹 자체의 가치와 구성원들의 명예와 자부심에 상처를 입었고 SK의 역사를 부정했다고까지 말한 것인지 궁금하지 않으신 가요?

 

오늘은 심오한 부부 재산분할의 세계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  재산분할이 뭐에요?

재산분할에 관한 규정은 민법 제839조의 2와 제843조인데요. 쉽게 말해 이혼을 전제로 부부가 공동으로 이룩한 재산을 나누는 것을 뜻해요. 동업을 하다가 폐업을 할 때 하는 지분정리랑 비슷하다고 생각하시면 돼요.

  •  재산분할은 이혼을 해야 할 수 있는 건가요?

네 그렇습니다. 재산분할은 부부의 이혼을 전제로 해요. 부부가 관계를 끝내면서 미성년 자녀가 있는 경우 양육은 누가 할 것인지, 친권을 누가 가져갈 것인지를 정하는 것처럼, 경제적 측면에서의 부부관계 청산이기 때문이에요.

 

재산분할은 당연히 협의에 의해서 가능한데요. 만약에 협의가 되지 않으면 재산분할 소송으로 가게 되는거에요.

 

재산분할은 이혼과 동시에 할 수도 있고, 협의이혼이든 법원에서 판결로 하는 재판상 이혼이든 이혼부터 해놓고 따로 할 수도 있어요. 다만 이혼이 성립한 날로부터 2년 내에 법원에 재산분할의 소를 제기해야 해요.

  •  어떤 재산을 분할하는거에요?

아까 재산분할의 성격에 대해서 쉽게 설명하려고 ‘지분정리’라는 표현을 사용했는데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하기 위해서 ‘지분정리’가 법적으로 어떤 의미인지 좀 더 자세하게 살펴볼게요.

 

이 개념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먼저 제도적으로 부부가 혼인하면 재산관계를 어떻게 규율할 것인지를 살펴봐야하는데요.

 

우리 민법은 부부별산제를 채택해서 결혼 전부터 가지고 있던 재산과, 결혼 기간 중이라도 자기 명의로 취득한 재산을 특유재산이라고 하여 각자가 재산을 소유하고 권리를 행사할 수 있도록 했어요.

 

부부라고 해도 원칙적으로 자기 재산은 자기 것인 거죠.

 

그리고 이런 특유재산 말고 부부 공동재산이라는 것도 있는데 이건 부부가 혼인 중에 공동으로 협력해서 모은 재산이어서 누구의 소유인지 불분명한 재산을 말해요. 그리고 흔히 자산만 공동재산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빚도 이 공동재산에 해당해요. 이 공동재산은 당연히 재산분할의 대상이 되겠죠?

  •  그럼 특유재산은 분할대상이 안되는건가요?

원칙적으론 그렇죠. 다만 예외적으로 특유재산도 분할을 할 수 있는 경우가 있어요.

 

대법원은 「특유재산일지라도 다른 일방이 적극적으로 그 특유재산의 유지에 협력하여 그 감소를 방지하였거나 그 증식에 협력하였다고 인정되는 경우(대법원 2002. 8. 28. 선고 2002스36 판결 참조).」에 특유재산도 분할대상이 된다는 입장이에요.

 

쉽게 말해 배우자의 특유재산이라도 그 재산에 기여를 했으면 분할할 수 있다는 거죠.

 

  •  특유재산에 기여를 했다는 건 뭘 말하는 건가요?

그런데 여기서 기여라는게 뭐냐라고 했을 때 특별한게 있는게 아니라 실무상 법원은 일정 기간 혼인관계를 유지했다는 것 자체로 상대방 특유재산에 기여를 했다고 봐서 분할대상 재산으로 봐요.

 

그래서 재산분할 소송을 하면 당사자는 자기 특유재산은 숨기고 상대방이 숨긴 특유재산을 찾아 내는게 일이 되는거죠.

 

특히 전업으로 집안일만 한 배우자도 가사노동 자체를 기여로 봐서 재산분할을 받을 수 있구요.

 

이렇게 분할대상 재산이 뭔지 확정을 하면 다음 단계로 어떤 비율로 나눌 것인지를 따져봐야하죠.

  •  그럼 기여도는 어떻게 정해지는 거에요?

실무상 기여도를 정하는데 고려하는 요소가 여러 가지 있어요. 이런 요소를 얼마나 잘 밝히느냐가 변호사의 능력이고요.

 

이런 기여도는 유무형을 가리지 않는데요 일반적으로 혼인 기간, 가사노동에 대한 기여, 자녀 양육에 대한 기여의 정도, 경제적 기여의 정도, 아까 말한 특유재산의 경우 재산 유지·증가를 위한 기여의 정도 같은 것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요. 그리고 법원은 재산분할이 상대방에 대한 부양의 측면도 있기 때문에 부부의 경제적 능력을 고려하기도 하구요.

  •  SK 사건에서 1심과 2심이 차이가 나는 이유가 뭐였어요?

아까 재산분할 대상에 특유재산이 포함되기 위해서는 배우자의 기여가 있어야 한다고 했는데요.

 

1심 법원은 최태원 회장의 재산 중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SK 주식을 최태원 회장이 부친이자 SK의 창업주인 최종현 전 회장으로부터 증여받았기 때문에 최태원 회장의 특유재산으로 보았어요.

 

그러면서 1심 법원은 노소영 관장이 최태원 회장의 SK 주식의 유지에 협력하여 그 감소를 방지하였거나 그 증식에 협력하였다고 인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SK 주식을 분할대상 자체로도 삼지 않았고, 그 외 재산에 대한 기여도만을 인정해서 재산분할을 한 거죠.

일반적으로 오랜 기간 혼인관계를 유지하면 특유재산에 대한 기여를 인정하는 실무와 배치되는 판결이었어요.

이거랑 반대로

2심에서는 1심의 판결을 뒤집고 최태원 회장의 SK 주식에 대한 노소영 관장의 기여도를 인정했는데요.

 

다만 2심 재판부가 근거로 삼은 내용에 대한 논란이 많아요. 판결문이 비공개여서 언론에 공개된 내용 정도로 설명을 드려 볼게요.

 

모두가 아는 것처럼 노소영 관장의 아버지는 노태우 전 대통령이었죠? 2심 재판부는 노 전대통령이 유·무형적 지원이 SK 그룹의 성장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했어요. 특히 직접적으로 노 전대통령의 비자금 300억원을 사돈인 최종현 전 회장에게 지원했고 그 돈으로 SK 그룹이 사업을 확장했다는 사실을 인정하기도 했죠.

 

이런 유무형적인 지원은 결국 최태원 회장과 노소영 관장이 혼인관계에 있었기 때문에 있었던 것이고, 재판부는 이걸 노소영 관장의 기여로 보아 SK 주식까지 재산분할 대상으로 삼은 거죠.

 

이에 대해 최태원 회장 측은 300억이 SK 그룹에 유입된 사실이 없고, 노 전대통령의 지원으로 SK 그룹이 성장한 것도 아니라고 반박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은 거죠.


조회수 4 2026-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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